To explore new physics phenomena of low dimensional materials
with a special emphasis on two-dimensional layered structures
http://nanotube.skku.ac.kr/weekly.html 에서 옮김
2008.05.01 21:27:55
사람은 일생을 통해 죽을 때까지 배운다.
난 학생들에게 배움을 멈추면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가르친다.
배움은 주로 책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것은 우리에게 익숙한 학습의 형태다.
그러나 또 다른 한 가지는 주위 사람들에게서 배운다는 것이다.
인간이라는 말 자체가 사람사이라는 것만 보아도 인간의 존재의미는 관계에 있다.
지나온 삶을 뒤돌아보면 난 정말 운 좋게도 내 주위에 좋은 분들을 많이 두었다.
내 유년시절 나에게 힘을 주신 분은 내 어머니셨다. 배우지 못하셨고 가난하게 사셨지만 몸으로 삶이란 것을 보여주셨다. 무엇을 가르치기 보다는 ‘내 아들을 믿는다’는 단순한 말 한마디로 나를 빗나가지 않게 지켜주었다.
고등학교에 들어서 운동에 빠져 있을 때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다고 자각시켜 주신 분은 다름 아닌 내 담임선생님이었던 강철규 선생님이셨다. 유도에 미친 나를 보고 ‘난 네가 언젠가 무엇인가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고 말씀해주셨다. 나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었는지 몰라도 어려운 내 환경을 포기하지 않게 하는 힘이 되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면서 내가 공부를 계속하기로 마음먹은 것도 그런 영향 때문이었을 것이다. 대학 시험에 실패했을 때 동기 모임에서 내게 소주 한잔을 권하시면서 힘내라고 하신 것도 생생히 기억난다.
또 내게 힘이 되어 준 사람들은 다른 아니 내 친구들이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면서 공부했을 때다. 실업계 고등학교라 같이 힘들었던 때고 내가 건강을 잃기도 한 시절이었다. 그러나 내 친구들은 모두 내가 포기하지 않고 내 길을 갈 수 있을 것이라 믿고 격려해주었다. 그렇게 믿어준 친구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있었을 것이다.
내가 대학을 가고 물리학이라는 것을 선택하고 교수가 된 결정적인 동기를 주신 분은 나의 은사이신 이기방 교수님이시다. 그 분은 몸이 불편하시면서도 우리에게 강한 훈련을 시키시고 격려해주신 분이셨다. 언젠가 실험이 잘 안 되어 힘들어할 때 ‘학문을 하는 것은 스님이 수도를 하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난 그 때는 그것이 학문을 하는 것이 대충 어려운 것이로구나 하는 정도로만 느꼈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실험실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내가 지금 그 말씀이 어떤 의미인지 절실히 와 닿는다. 연구를 하다보면 어려움이 많다. 경쟁도 심하다. 그래서 가끔은 편한 길을 선택하고 싶은 유혹이 있다. 그렇게 해도 살 수 있으니까.. 다른 사람들은 다 그렇게 살고 있으니까... 나도 일찍 집에 들어가 쉬고 싶다... 적당히 할 수도 있지 않은가... 그러나 그런 때마다 이 기방교수님의 그 말씀이 생각난다. 그래서 이 길을 가는 것이 어려운 것이로구나... 이런 유혹을 뿌리치는 것이 어려워 그런 말씀하신 게로구나 하고... 선생님은 은퇴하셨지만 지금도 자신의 병마와 싸우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계신다. 아직도 본인이 걸을 수 있다는 희망을 놓지 않고 계신다. 매년 설날 세배 드리면서 그 분 앞에서 다시 열심히 살리라,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지 않기를 스스로 다짐한다.
살면서 내가 힘이 되어준 분들이 어디 이 분들 뿐인가... 내 신앙의 기초가 되어준 많은 나의 선배들, 친구들.., 나의 가족들... 이 모두가 내 인생의 멘토인 셈이다. 내 남은 삶 기간동안 난 또 얼마나 많은 인생의 멘토를 만날까.. 내 인생의 깊이를 더해주는,,, 그래서 인생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학생들과 술자리하면서 가끔 이런 선배님 이야기를 해주곤 한다. 이 학생들도 먼 훗날 힘 들 때 내가 하던 말을 기억하고 힘내기를 기대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