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explore new physics phenomena of low dimensional materials
with a special emphasis on two-dimensional layered structures
헤시피에서 상파울로로 다시 3시간 반 그리고 여기 파리까지 다시 11시간...이제 게이트 앞에서 한숨 돌린다. 파리는 같은 2E 터미널이라 별로 걷지 않고 게이트에 도달했는데 상파울로에서는 정말 표지판도 확실치 않은 상태에서 30분 이상을 이동한 것 같다. 국내선과 국제선 사이의 간격이 너무 멀다. 그래도 같은 건물 내에서 움직이니 다행이라고 할까.. 멀기는 하지만...
사흘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겠다. 도착한 일요일에는 근처의 올린다라는 곳에 가서 시간을 지냈고 잠도 비교적 잘 잤다. 몸은 여전히 피로한 것 같지만 머릿속은 아주 차분해졌다. 브라질 사람들은 천성이 여유로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모두 서두르는 법이 없다. 학회에서 첫 번째 스피커가 두 시간 가까운 강의를 했는데 모두 불평이 없다. 시간을 꼭 지키지 않아도 별 불평이 없다. 그래서 다른 외지사람들에 속아 식민지가 되었을까. 2억이 넘는 사람들이 모두 포르투칼 말을 쓰고 있으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분명히 원주민의 말이 있었을텐데... 결국 인류 역사라는 것은 강자만 살아남는 역사인 것이다. 우린 그런 자들의 후예들이고... 다양한 인종들이 섞여있다. 음식은 입에 맞지만 다 짜다. 입안에 짠 맛이 계속 남아 있다. 소고기가 유명하다해서 소고기 뷔페집에 갔더니 정말 다양한 부위의 소고기를 끊임없이 제공한다. 맛이 있었지만 더 먹을 수가 없었다. 뭐가 잘못되었는지 돌아오자마자 배탈이 났지만 덕분에 속이 비어 아주 편했다.
오는 동안 그래도 충분히 잔 것 같아 몸은 가뿐한 편이다. 이제 또 10시간 이상 가야한다. 그러나 이런 시간동안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어 좋다. 눈앞에 펼쳐지는 다양한 풍광들, 다양한 표정의 사람들이 오히려 날 편하게 만들어준다.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있어 행복하다. 난 전생에 떠돌이였을까. 이렇게 평생을 돌고 돌아도 정말 편하게 느낄 수 있을까... 그래도 돌아갈 곳이 있어 좋다. 또 쉴 수 있으니까.. 또 바쁘게 살겠지만.. 그래도 내 마음속에 한줌의 옥잠화는 키워야겠다. 그래야 버틸 수 있다. 화날 때 마음을 가라앉히는 옥잠화, 아무리 바쁘더라도 한 순간의 여유를 찾아내는 옥잠화, 하루에 한번쯤은 내 몸과 마음을 위해 투자하는 여유를 가지게 하는 옥잠화, 나를 여유롭게 또 정화시킬 한 줌의 옥잠화... 나와 함께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을 사랑해야겠다.
여기는 또 비행기 안.. 이제 집으로 돌아가는 마지막 비행기이여서 몸이 가벼울만도 한데 또 무거워진다. 밥을 먹어도 잠은 오지 않는다. 자야 내일 아침부터 움직일 수 있는데, 아직도 7시간이나 남았는데... 몸은 피곤한데 머리 속은 맑다. 화장실 앞에서 왔다갔다해도 천보를 넘기기 힘들다. 그래도 땀이 배었다. 느낌이 좋지 않아 껌을 찾는데 없다. 파리에서 분명 있었는데... 어디다 두었을까... 아 논문을 읽어야겠다. 전부터 읽으려 했던 2차원 강자성체 논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