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explore new physics phenomena of low dimensional materials
with a special emphasis on two-dimensional layered structures
높이 나는 새는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하여 많은 것을 버립니다. 심지어 뼛속까지 비워야 합니다. 무심히 하늘을 나는 새 한 마리가 가르치는 이야기입니다 - 신영복의 언약, ‘처음처럼’ 중에서
새가 단순히 하늘을 나는 것 같지만 그리 쉬운 일이 아닌 모양이다. 푸른 하늘을 높이 나는 매를 보고 있으면 끝없는 부러움이 있다. 지난번 뮨헨을 운전해 가면서 중간 휴게실에 들렀을 때 보았던 거센 바람을 타는 매의 모습은 그야말로 눈부셨다. 바람을 거스르는 것이 아니라 그 바람을 타고 정지하면서 나는 보습은 정말 환상 그 자체였다. 방향을 바꾸고 싶으면 가벼운 몸짓 하나로 가능하다. 그것은 정말 아름다움, 우아함, 유연함 그 자체였다. 그보다 멋있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런 아름다움, 유연함을 위해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수세대에 걸친 피나는 노력의 결과라는 것을 우리는 가끔 망각한다. 새는 날기 위해 뼛속이 비어있다.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한 피나는 노력이리라. 먹이를 찾기 위해 높이 날아야하고 높이 날면서 먹이를 볼 수 있게 또한 눈이 발달했다. 매의 눈이란 말이 이것에서 연유한 것이리라. 언뜻 들으면 당연한 결과라 하겠지만 생각해보면 유전자까지 변형시킨 그들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살아남고 새 중에서도 왕자가 된 것이리라.
명색이 연구로 밥먹고 사는 과학자인 내가 연구를 위해 나에게 투자한 것이 무엇일까. 연구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체력이 우선이다. 요즈음 몸이 나빠져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몸을 가꾸기 위한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고 몸은 그에 반비례하여 나빠진다. 나이 들수록 몸에 대해 더 투자해야 하는데 투자하는 시간이 갈수록 줄고 있다. 말이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연구를 잘하려면 체력을 기르는 것이 너무 당연한 수순이지만 그러지 못한 내가 새보다 못한 것이다. 아니 그만큼 연구가 절실하지 않은 것일까. 배가 부른 탓일까.
아니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온 길보다 가야 길이 더 멀게 느껴진다. 그러니 체력을 보강할 수 밖에 없다. 인간이 한갓 새보다 못하다면 그것이 어찌 인간이다 할 수 있을까. 분발해야 할 대목이다. 새보다 못해서야 어찌 말이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