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explore new physics phenomena of low dimensional materials
with a special emphasis on two-dimensional layered structures
아침 10시쯤 스튜트가르트를 출발하여 뮨헨까지는 2시간이 넘게 걸렸다. 중간에 버거킹에 들러 햄버거를 먹었다. 어디가나 변하지 않는 맛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2시까지 시간 맞추어 뮨헨 과학 박물관에 들었다. 이미 코디가 말해놓아 들어가니 바로 알아보고 안내해주었다. 안내문은 모두 독일말이고 영어를 찾기 힘들다. 딱 하나 영어 안내판을 보니 규모가 장난이 아니다. 그러나 시간은 정해져 있다. 5시면 나가야 한다. 매니져를 만나니 말이 많아진다. 당연하다. 자랑하고 싶을 것이다. 규모면에서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5층 각층에 모두 가득 전시물이다. 연 백오십만명이 다녀간단다. 곳곳에 중고등학교 학생 방문이 보인다. 어른들은 아이를 데리고 와서 따라 다닌다. 아이들 천국이다. 매니져를 따라 배, 비행기, 나노기술, 전기 방전 기구, 엔진등을 둘러보았다. 사실 시간이 없어 자세히 볼 수도 없었다. 그러나 내게도 이곳은 신기했다. 세계 최초의 비행기가 전시되어있고 모든 물건들의 내부를 볼 수 있도록 단면을 잘라 놓았다. 1800년대 이런 엔진들이 개발되었고 20세기 초기 왜 이런 종류의 고압발생장치가 필요했을까 궁금하다. 아니 왜라는 질문 이전에 흥미가 있어 시도해 보았을 것이다. 그것의 사용은 둘째 문제다. 우리는 이런 전통과는 사뭇 다르다. 세종대왕때 나온 한글, 과학 장치 모두가 목적이 백성들이 살기에 편하도록 만든 것이다. 모두 목적이 있었다. 우리에게는 그냥 단순히 호기심으로 하는 일은 그리 중요한게 아니었을까. 아니 그러기에는 우리 너무 못 산 것이다. 필요한 것을 먼저 충족시키는 것... 이것이 우리의 특징일까. 그래서 기초연구보다는 응용연구에 더 촉이 발달되었을까. 당장 잘 살기위해서...
매니져와 인터뷰하고 4시에 전기방전 시현장소에 갔다. 피뢰침을 하지 않은 집과 한 집의 차이를 벼락이 내릴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 가도 시연했다. 모두 독일 말이었지만 대충 감이었다. 다양한 전압에 대해 공기조차도 절연이 되지 않는 예도 보여주었다. 패러데이 상자에 들어가 있으면 외부에서 아무리 큰 전압을 가해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시연하는 대목에서는 내가 자진해서 패러데이 상자안에 들어가기로 했다. 해설자가 한국에서 온 물리학자가 들어간다고 해설하였다고 한다. 아무 문제없이 나오자 모두 박수를 쳤다. 사실 알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모르는 사람에게는 신기할 것이다. 그러나 나에게도 이론만 있었지 실제 경험은 처음했던 것이라 재미있었다. 끝나고 나니 브라질 과학자가 여기 학회있어 방문했다고 나한테 와서 명함을 주었다. 내가 물리학자라는 것을 알고 온 것이다. 이 사람도 나노물질을 연구하고 있었다. 방문객중 아이들을 데리고 설명하는 부모를 인터뷰를 했는데 자기 아버지와 여기를 온 경험이 아주 좋아 자기 아이들을 데리고 방문한 것이라고 했다. 이게 독일인들의 과학 사랑일까.. 대물림의 사랑.. 매니져와의 인터뷰에서도 그동안 두 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여기에 와 자기 어렸을 때 여기에 와서 과학의 꿈을 키웠다고 한 말을 강조했다. 만일 그렇다면 어렸을 때 이런 과학관에 와서 다양한 과학 기술을 쉽게 몸으로 접하고 스스로 눈으로 확인하는 그런 과정이 어떤 사람에게는 영감을 강렬하게 주는 것일 것이다. 과학이 일상 사람들의 문화에 들어왔을 때 이런 접목이 일어나는 것이다. 독일이 부러워지는 순간이었다. 또 다른 사람에게 독일이 기초과학에 많은 투자를 하냐고 물었을 때 의외로 독일의 투자가 작다고 불평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 사람은 독일 정부가 기초과학에 더 많은 투자를 해서 다른 나라를 앞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국민들의 요구에 정부가 아직 못 따라가고 있는 것일까.... 저녁에는 근처 지나가다 본 한국 음식점에 가서 2주만에 한국 음식을 먹었다. 매콤한 돼지 불고기, 해물탕이 일품이다. 너무 맛있게 먹었다. 속이 후련한 느낌이었다. 근처 과일 가계에서 살구를 사 먹었는데 시지 않고 너무 맛있었다. 시즌인 모양이다. 호텔에 돌아와 봉규 논문 재투고 내용을 모두 검토하고 보내고 나니 벌써 늦어졌다. 내일 아침은 8시까지 막스플랑크 본부에 가기로 되어 있어 아침 6시에 기상해야 한다.
새벽이면 여지없이 누군가 전화한다. 4시쯤 눈을 뜨니 다시 잘 수가 없다. 다시 일어나 일하다보니 벌써 6시다. 아침식사가 6시 반이어서 아침 산책을 나가기로 했다. 한 불럭을 지나니 바로 큰 공원이 나왔다. 공원은 생각보다 굉장히 컸다. 그 이른 시간에 사람들이 개를 데리고 산책을 많이 나왔다. 공원 곳곳에는 몇 그룹의 사람들이 각자의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운동하는 그룹, 앉아서 뭔가를 하고 있는 그룹, 공원을 끼고 도는 강에서 서핑하는 사람.. 참 재미있다. 다리 밑에 무슨 장치를 했는지 물살이 급하게 돌아 나왔다. 그 곳에서 사람들이 서핑을 하고 있었다. 물이 차가우니 모두 슈트를 입고 있었고 과연 서핑이 가능할까 했는데 6 미터정도 되는 작은 강폭에서 몸을 이용해 좌우로 왕복하는 운동을 계속했다. 잘하는 사람은 몇 번을 반복하지만 못하는 사람은 한번도 못했다. 얼굴을 보니 초등정도 되는 여자아이부터 50살도 넘어 보이는 남자도 있었다. 재미있는 동네다. 바다가 멀다보니 이런 궁리도 하는구나 싶었다. 여기서 반복 운동하는 사람의 스킬은 굉장하다. 잠깐 올라오는 파도를 이용해 몸을 틀고 속도를 실었다. 굉장한 실력이다. 바다에 나가면 이 사람은 굉장히 오랫동안 파도를 탈 것이다. 빠른 속도로 공원을 걷다보니 몸이 굉장히 가벼워졌다. 그동안 운동을 못한 것이 느껴진다. 근육도 모두 빠져나간 느낌이다. 빨리 운동을 다시 시작해야겠다.
그렇게 40분 정도를 걷고 호텔로 돌아와 아침을 먹고 연구소 본부를 걸어서 갔다. 들어가자마자 일층에 막스플랑크 출신으로 그동안 노벨상을 받았던 과학자들의 흉상이 진열되어 있었다. 그 숫자에 놀라고 기초과학을 투자하는 독일인의 자부심이 느껴졌다. 그 중에는 스튜트가르트에서 만난 클리칭교수흉상도 있었다. 전통을 존중하는 독일인들의 정신도 느껴진다. 세종대왕때 발전했던 우리의 그 좋은 과학결과물들은 모두 어디갔을까. 연구소 홍보담당자는 생물학에서 박사 학위를 한 여자분이었다. 한시간을 인터뷰하기로 하다보니 또 서둘렀다. 그러나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것은 여기는 막대한 연구비를 연구자들한테 지급하고 있지만 연구주제에 대한 특별한 압력이나 연구결과에 대해 특별한 제재가 없다는 것을 강조했다. 연구자들에게 연구주제에 대한 자유를 주고 있고 연구의 실패란 없다고 했다. 독일도 연구비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집중 투자한다고 했다. 연구비를 투자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질문하는 우리가 초라해지는 순간이었다. 여기까지 오면서 연구실패와 연구자의 평가에 대해 계속되는 질문을 했지만 누구에게든 답은 똑 같았다. 정량적인 평가도 없고 실패한 연구도 없다고.. 모든 연구는 그 연구과정이 의미가 있는 것이다. 실패를 해도 실패에서 배우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러니 실패가 없는 것이다. 여기서는 투자시 연구분야를 선택하기보다는 우선 우수한 사람을 먼저 뽑고 그 사람한테 투자한다. 사람이 제일 중요한 것이다. 일단 좋은 연구자를 선정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좋은 연구자를 선정하면 그 연구자에게 조건없이 투자하는 것이다. 이것이 노벨상을 받는 요령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기야 우리가 국회의원 뽑아놓으면 그 사람이 잘하든 못하든 4년을 두고 보아야한다. 또 깽판친다해도 국회의원 면책이라는 것이 있어 보호를 받는다. 하물며 새로운 연구 결과를 내기 위해 씨름해왔던 과학자에게 실패를 운운하고 패널티를 준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또 연구란 것이 속성 자체가 잘 안 되는 것이 더 정상이다. 어찌보면 성공이 더 이상하다. 해 보지 않는 것을 하는데 성공 확률이 낮아야 정상이다. 모두가 믿고 투자하는 것이다. 만약 문제가 되는 연구자는 금방 걸러진다고 했다. 늑대소년 이야기처럼 항상 통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막스 플랑크 사진은 참으로 연약해보였다. 손가락이 정말 여자손처럼 가느랗다. 섬세해보인다. 흑체이론으로부터 빛의 에너지가 양자화되어있다고 결론 내리는 강심장이 느껴지지 않는다. 사람의 힘은 외부에 있지 않은 것이다. 이 사람의 이름으로 독일인의 과학에 대한 자부심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독일에서의 일정이 모두 끝났다. 지금은 파리 공항이다. 조금 있으면 귀국 비행기를 탄다. 일본에 이은 연이은 일정에 몸살에 감기에 입안은 부르터있다. 비타민을 사서 배피디에게도 나누어 주었다. 배피디도 한국에서 이미 감기가 걸려 여기왔다. 그래도 잘 버티고 있다. 대단한 젊은 사람이다. 많이 먹지도 않는다. 카메라 감독인 진감독도 입술이 텃다. 그래도 w;srlaehr은 잘 먹으니 다행이다. 성격도 좋아 잘 버티는 것 같다. 난 정박사한테도 약 타서 먹었고 배피디한테도 약을 부탁해 가져와 먹어 버텼다. 목은 이제 나은 것 같다. 콧물은 아직도 많이 나오지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침에 샤워하면서 코를 풀면 한없이 나온다. 손발이 붓는 것을 보면 몸이 피곤하긴 한 것 같다. 그러나 아직도 맘을 놓을 수 없다. 귀국후 하루 있다 바로 미국 출장이다. 며칠을 더 벼텨야 한다. 그래서 미국은 발표만하고 바로 귀국 에정이다. 돌아와 또 촬영해야 한다. 그러면 숨 좀 돌릴 것이다. 8/20일 녹화고 8/26일 방영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