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explore new physics phenomena of low dimensional materials
with a special emphasis on two-dimensional layered structures
한국 기초과학의 새로운 산실, IBS-성균관대 N센터를 가다
▲ 성균관대 N센터 조감도.
경기도 수원에 있는 성균관대학교 정문을 지나면 오른쪽에 독특한 현대식 건물이 있다. 3개 동이 이어져 있는 구조의 건물 공식 명칭은 ‘N센터’. 지난해 9월 문을 연 대형 기초과학 연구시설 ‘N센터’는 지상 8층, 지하 2층, 총면적 2만 7520평방미터(㎡) 규모를 자랑한다. N센터의 N은 나노(Nano), 뉴로(Neuro, 신경), 노벨상(Nobel Prize)을 의미한다.
N센터에는 IBS 나노구조물리 연구단(단장 이영희)과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단장 김성기)이 입주해 있어, 우리나라 기초과학의 중요 시설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첨단 연구장비 도입과 과학적 공간 설계로 연구에 최적화된 환경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N센터. 준공된 지 6개월이 지나고 있는 지금, N센터를 방문해 나노구조물리 연구단과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의 시설과 현황을 직접 둘러봤다.
나노구조물리 연구단은 3개동 중 C동에 위치해있다. 연구단은 건물 전체를 마치 하나의 연구실처럼 사용하고 있다. IBS 연구위원들과 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의 교수, 학생들이 함께 연구하고 있다. N센터가 들어서기 전까지는 연구단과 에너지과학과가 각각의 건물에 따로 위치해 서로의 교류가 쉽지 않았지만, N센터 건립으로 연구자들이 한 데 모여 활발하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나노구조물리 연구단은 총 6층의 연구실을 사용한다. 건물은 연구의 목적과 분야에 따라 층별로 구분되어 있다. 층별 구조는 전기, 소자, 물성, 에너지 저장, 전자현미경 등 장비 간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고가의 장비가 많은 1층과 클린룸이 있는 6층을 제외하고는 2층부터 5층까지 모든 연구실이 별도의 공간으로 나뉘지 않은 하나의 넓은 공간이다. 6층도 클린룸을 제외하고는 연구원들이 한 공간에서 실험에 몰두하고 있다. 에너지융합학문을 연구하는 만큼, 공간 배치부터 융합적 사고에 맞도록 신경 쓴 것이다.
▲ 하나의 넓은 5층 실험실에서 여러 연구자들이 실험을 진행중이다. 사진 속 장비들은 화학 기상증착(Chemical Vapor Desposition, CVD) 로 다양한 물질의 박막을 형성하는 데 활용된다.
과거 두 건물에 흩어져 있던 연구 장비들이 한 데 모이니 시너지 효과도 크다. 교수, 연구원, 학생 모두 같은 공간에서 연구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들도 무수히 쏟아져 나온다. 연구단 안내를 맡은 임성주 교수는 “N센터로 연구실을 옮겨온 이후에는 교수들끼리 단체 메신저 방을 만들어, 연구 내용은 물론 식사, 티타임 등 소소한 일상까지 함께 공유하며 생활하고 있다”라며 돈독한 유대를 자랑했다.
6층에는 주로 소자, 물성 관련 연구 장비가 구비되어 있다. 클린룸이 깔끔하게 잘 갖춰져 있으며 ‘저온 홀 탐침 시스템(Low Temperature Hall Probe System)’을 포함해 진공 장치, 건조 장치 등이 들어서 있다. 5층에선 화학기상증착(CVD, Chemical Vapor Deposition)을 이용한 연구를 주로 진행한다. 4층에는 열성(열전소재 합성‧분석) 관련 장비를 이용한 연구를 진행하는데, 고화질 X선 회절시스템, 시차주사 열량측정기(Differential Scanning Calorimeter) 등 장비가 실험에 사용되고 있다.
연구단에는 층별로 CCTV가 설치되어 있다.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해 밖에서도 실험실 내부 상황을 살펴볼 수 있도록 안배한 것이다. 연구단은 연구원들이 안전의식을 고취할 수 있도록 철저한 교육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3층에서는 펄스레이저 증착법, 원자층 증착 등 에너지 저장 관련 연구가 한창이다. 2층에서는 전자현미경과 실험에 필요한 시료를 만드는 준비실 등이 있다. 이곳에는 산소가 없는 글로브박스 5개가 자리잡고 있는데, 산소를 제거한 것은 시료의 산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 글로브박스를 이용해 소재와 소자를 만들어 측정에 활용한다.
▲ 임성주 교수가 6층에 있는 탐침 진공 시스템(6-Probe Vacuum System) 앞에서 장비와 실험에 대해 설명중이다.
▲ 5개의 글로브박스가 모두 연결되어 있어 시료가 산소에 노출되지 않아 물리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1층에는 특별히 첨단 기술이 응용된 장비들이 눈에 띈다. 대표적인 장비로는 주사터널링현미경(STM, Scanning Tunnelling Microscope)이 있는데, 이 현미경으로는 원자 수준까지 관찰이 가능하다. 임성주 교수는 “연구단은 이 장비를 이용해 ‘원자 단위에서 열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등 원자 수준의 물성들에 관한 의문들을 풀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1층의 고가 장비들은 진동과 같은 환경변화에 민감하다. 때문에 1층은 처음부터 장비들의 운영에 최적화해 설계됐다. 전체 건물과 구분해 진동, 온도, 습도 등 환경의 영향을 최소화해 각 장비들의 최고 성능을 끌어낼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다.
▲리브라 펨토초 재생 증폭기(Libra femtosecond regenerative amplifier system)로 연구 중인 모습이다.
현재 연구단에서는 120명이 수업과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그중 박사과정 대학원생이 70명, 연구위원이 40명 수준이다. 특히 외국인 연구원들이 30~40%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매주 진행하는 ‘브라운 백 세미나’를 영어로 진행하는 것도 그 같은 이유에서다. 브라운 백은 주로 스낵이나 간단한 빵 등을 넣고 다니는 갈색 종이가방을 의미한다. 이영희 단장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브라운 백 세미나는, 참석자들 각자가 간단한 간식을 갖고 참석해 연구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 시간이다. 이날 점심시간에 진행된 브라운 백 세미나는 1층 대형 강의실의 자리가 부족해 많은 이들이 서서 함께했을 정도로 열기가 높았다. 이영희 단장의 발제에 다양한 의견들이 오가면서 활발한 토론이 이뤄졌다.
▲ 주사터널링 현미경(STM)이 있는 1층 실험실은 온도와 습도가 조절되는 무진동 환경의 실험실로 설계되었다.
▲ 이날 진행된 브라운 백 세미나는 많은 연구위원과 학생들이 참석해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