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explore new physics phenomena of low dimensional materials
with a special emphasis on two-dimensional layered structures
http://nanotube.skku.ac.kr/zbxe/?document_srl=37661 에서 옮김
2013.07.24 17:21:47
귀국하기 위해 호텔에서 체크아웃하고 공항 리무진버스 시간을 물어봤더니 50분을 기다려야 한단다. 시간도 충분하여 로비에 앉아 기다리다 시간이 다되어 버스타는 곳에 가서 가방을 두고 그늘에 서서 기다렸다. 얼마 지나 두 사람이 오더니 내 가방 앞으로 슬그머니 선다. 보아하니 일본인 남자둘이다. 아마도 내가 가방을 딱 붙혀 놓지 않은 탓일것이다. 피식 웃음이 나온다. 얼마전 인천에서 세치기를 하는 아가씨보고 뭐라 했더니 되레 나한테 큰소리 쳐 쓴 웃음을 지었는데 한국이나 일본이나 상황이 비슷하다. 공항에 도착하니 여전히 시간이 많이 남아 공항 칼 라운지에서 한가하게 창밖의 도착한 비행기의 짐 푸는 것을 보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비행기를 운항하는 것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전 비행기 사고 소식이 있었지만 사실 비행기 사고율은 자동차에 비해 극히 낮다. 물리학적으로 보아 무게 중심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불안해지는데 실제 사고율이 비교도 안 되게 낮다는 것은 아마도 사람들의굉장한 노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비행기가 도착하기가 무섭게 모든 것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바퀴를 고정하는 사람, 출구에스컬레이터를 움직이는 사람, 연료라인을 연결하는 사람, 공기주머니(??)를 연결하는 사람, 짐을 내리기 위해 카트를 움직이는 사람, 짐이 내려오면 중간카트를 이용해 짐차에 옮기는 사람, 짐이 내려오는 또 짐을 실는 사람들, 승객들이 내리자마자 청소하는 사람들, 천천히 일하는 것 같지만 모두 자기 역할이 있다. 한사람이라도 게을리하면 비행기를 정상적으로 운행할 수 없다. 신기하다.
기다리는 것은 지루하다. 나도 성질이 급한 편이어서 나이가 든 지금도 기다리기가 싫다. 그러나 세상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고 또 시간이 필요하다. 기다리지 않으면 되지 않는 일들이 대부분이다. 젊었을 때 그리고 어렵게 살 때 난 언제나 커서 제대로 살아볼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20대 초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30이 되기 전까지 무엇인가 이룰 것이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30이 되기까지 난 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겨우 유학을 가서 공부하고 있을 때 언제나 졸업하여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을까 그저 먼 꿈처럼 보였다. 기다리기에는 너무나 먼 세월처럼 보였다. 고생하는 집 식구들을 보면 그저 기다린다는 것이 얼마나 지루한지 내가 과연 할 수나 있을런지 그런 막연한 느낌들이었다.
그러나 지내놓고 보면 세상의 많은 일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가 그렇게 운 것처럼 우린 그렇게 울며 기다려야 한다. 사람도 때로는 서로 오해하며 산다. 아니 때로가 아니라 늘 오해하며 산다는 편이 더 맞는 말일 것이다.
오늘날처럼 모든 사람들이 컴퓨터에 집착하는 세상에서 대화가 부족하고 당연히 말로 무슨 일을 해결하기 보다는 그냥 혼자 오해하고 그냥 산다. 그러나 이런 복잡한 우리 마음 상태도 많은 경우 시간을 기다리면 오해가 풀린다. 시간이 지나면 진실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세상을 늘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무슨 일이든 우선 그 일의 부정적인 면을 보게 되고 그것이 사람에 관한 일이면 결국 또 오해를 일으키게 만들고 주위의 분위기를 나쁘게 만들어간다. 그러나 이런 일조차 상처를 받기보다는 그저 기다리다 보면 그런 사람들의오해도 풀린다. 세상에 다양한 사람들이 많으니 그저 사는 것이 쉽지 않다. 우리 과학자들은 사람과의 관계가 늘 제일 어렵다. 차라기 실험실에서 책과 싸우는 편이 더 쉬운 것이다. 그래서 그런 일이 발생할 때마다 어려워한다. 나도 젊었을 때 가장 힘들어한 부분이 이 부분이다. 우리 실험실도 사람이 많으니 모두 어려워한다. 서로 배려하고 조심하는 마음이 필요하지만 세상 일이 어디 그리 쉬울까.. 하지만 말하는 것은 서로 배려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동료를 배려하는 마음일 것이다.
그 어느 경우건 어려운 일이 발생하면 그저 기다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진실은 결국 드러나니까. 또 어느 사람이 잘못했다 해도 비난하기보다는 기다려주는 아량 또한 우리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또 하나의 미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