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explore new physics phenomena of low dimensional materials
with a special emphasis on two-dimensional layered structures
http://nanotube.skku.ac.kr/weekly.html 에서 옮김
2010.10.06 21:39:51
어제 밤은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가 발표되는 날이었다. 전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요즈음 들어서는 누가 되는지 궁금하다. 아마도 주위에 받을 만한 사람들이 있어서 그럴 것이다. 특히 우리 나노튜브 분야에서 언제 받느냐가 우리 분야 사람들의 화제거리가 되기 때문이다.
결과는 의외였다. 그래핀 분야에서 가임과 그의 학생이 받았기 때문이다. 그것도 다른 세 사람이 아니 두 사람이다. 이 분야를 잘 아는 나한테는 아주 의외였고 놀라웠다. 전자이동도가 크다는 것 이외에 아직 응용처도 확실치 않다. 반도체 응용은 나노튜브에 비하면 너무 먼 훗날의 이야기이다. 다른 응용처로 보아도 나노튜브에 비할 수 없다. 이제 그 현상을 발견한 지 5년도 넘지 않았다. 내게는 납득할 수 없는 수상이었다.
노벨상을 생각하면 늘 노벨상 운운하는 정부의 정책이 머리에 떠오른다. 정치가는 말끝마다 우리도 언제 노벨상 받나 하고 언급하고 각종지원정책을 내 놓는다. 그러나 막상 노벨상을 지원하기 위한 인프라교육에 관한 언급은 없다. 연구라는 것을 즐겨하는 학생들의 분위기,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는 교육풍토가 기반이 되어야한다. 고등학교에서 지금처럼 물리,화학을 과학과목 선택과목으로 지정하는 한 우리에게 노벨상 희망은 없다. 지구과학을 죽어라 이 중 한과목으로 주장하는 그룹이 있는 한 희망이 없는 것이다. 노벨상은 기초학문을 중시한다. 그래서 학문 각 분야에서도 주로 기초분야연구가 노벨상을 받는 이유이다. 아마 노벨상이 만들어진 이유이기도 하다. 기초분야 연구가 그만큼 힘든 탓이기도 하다. 하루 아침에 연구비를 투자한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일본이 노벨상을 지금처럼 받기까지는 정부의 30년간 지속적인 투자가 있었다. 지금은 가능성이 있는 과학자에게 보이지 않는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이때마다 받는 질문은 우리는 언제 기초과학에서 노벨상을 받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다. 과연 우리 세대에서 노벨상을 받을 수 있을까 스스로 자문해본다. 회의적이다. 우리 세대들도 이제 연구는 충분히 잘하고 있다. 하지만 노벨상은 아직 우리와 거리가 멀다. 그렇지만 난 과감히 말할 수 있다. 우리 다음세대에서는 꼭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어떤 근거로 그렇게 말할 수 있나. 우리세대와 다음 세대는 한 가지 차이가 있다. 우리 세대는 연구환경이 나빠 모두 외국에 가서 박사학위를 하고 돌아온 세대들이다. 그리고 중고등학교 때 열심히 입시공부를 한 세대들이다. 과학과목 모두 받을 만큼 받았고 수학실력도 모두 수재라는 소리를 들은 세대들이다. 외국에서도 공부 잘하는 세대들이다. 따라서 문제 푸는 능력은 뛰어나다. 그래서 논문도 잘 쓴다. 그러나 어딘가 우리는 자신이 없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말하자만 누죽이 들었다. 그런 반면 우리 다음세대는 공부는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는 신세대들이다. 외국에서 공부한 사람들도 있지만 국내서 학위하고 외국에서 연구하고 국내에 들어와 연구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세대보다 문제 푸는 능력은 떨어지지만 우리 다음세대들은 어딘가 자신이 있다. 영어도 잘 못하지만 외국인들 대하면서 그리 기죽지도 않는다. 내게는 그것이 신기할 뿐이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문제 푸는 능력보다는 문제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우리보다 나은 것 같다. 노벨상은 바로 문제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몫이다. 그래서 새로운 학문분야를 만들어내는 것이 노벨상을 받는 첩경이다.
난 나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기초학문을 시작하여 응용연구에 집중하고 있는 조금은 특별한 범주에 속하는 연구자이다. 우리나라는 자원이 없으면서도 기술의존도가 높고 국민의 경제가 수출에 아주 심하게 의존하는 나라이다. 기술이 없이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없고 이런 가치창출은 고급기술로만 가능하다. 대학에 있는 연구자로서 과연 어떤 연구를 해야 할까. 난 이 질문에 오래전에 답을 내렸다. 그 답이 지금 내가 달려온 길이다. 내가 하는 연구가 무엇인가 우리나라 기업체에 기여하고 우리나라 발전에 기여하는 연구를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이런 연구방향은 노벨상과 거리가 멀지만 내가 속한 대한민국의 상황은 노벨상보다는 응용연구에 더 가중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로 생각해본다. 물론 응용연구를 한다고 노벨상을 못 받는 것은 아니다. 이것의 예는 반도체소자를 창안해낸 쇼클리가 있다. 난 가끔 그럼 내가 어떤 연구를 해야 노벨상을 받을 수 있을까하고 생각해보기도 한다. 아마 나노튜브나 그래핀으로 인류가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면 가능할까^^ 나노기술을 의학에 접목하여 병을 고쳐낼 수 있으면 가능할까^^ 새로운 구조물을 만들어내고 새로운 기능을 탄생시키면 가능할까^^
신은 공평하다^^ 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충분히 즐기고 있다. 그러면 족하지 않은가^^ 좋은 실험실, 좋은 연구여건을 갖추고 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이상은 욕심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