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explore new physics phenomena of low dimensional materials
with a special emphasis on two-dimensional layered structures
http://nanotube.skku.ac.kr/weekly.html 에서 옮김
2010.05.04 10:26:16
TND 사업을 시작한지 벌써 십년이 되었단다. 한 가지 연구사업을 10년 동안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그리 큰 연구비는 아니었지만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탄소나노튜브 소자개발이라는 주제를 일관성있게 추진한 것이 큰 보람이다. 10년 전 보다는 이해의 폭이 많이 넓어졌다. 그래서 해야 할 일이 줄어든 것 같지만 굵직한 질문도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해변가 모래알 수는 그만큼 많은 것이다.
30대 초반 교수로 발령받고 몇 년을 정신없이 보내고 늘 학교에서 늦게 귀가하는 나와 다투던 마누라한테 앞으로 십년만 연구 더 해보겠다고 그때까지만 봐 달라고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렇게 정신없이 10년을 달리니 40대 중반이 되었다. 용케 기억해낸 마누라한테 다시 아직도 답이 없으니 10년만 더 해보겠다고 했을 때부터가 아무래도 마누라가 나를 포기(?)한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10년이라는 시간은 많은 사람들한테 의미가 있는 단위 같다. 영어에서도 특별히 decade라는 말이 있다. 우리 숫자의 기본 단위도 십진법이다. 우리 머릿속은 십진법으로 모든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이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도 그래서 생긴 것 같다. 살아오면서 내 삶의 방향을 정할 때 나도 그렇게 10년 후면, 10년 후의 나의 모습은? 그런 질문을 하며 살았다. 그렇게 계기 삼아 앞으로 인생을 설계하면서 살아온 것 같다. 고등학교 졸업했을 때 진로를 고민하며 10년 후의 내 모습을 상상하며 마음을 다졌고, 교수가 되어 10년 후의 내 모습을 상상하며 마음을 다졌었다. 그렇게 10년을 다시 한번 마음먹은 것이 벌써 여기까지 온 것이다.
사업단 종료를 계기로 다시 한번 나의 십년을 다짐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내 나이 50 중반이다. 내 마음은 아직도 대학생 같은데 살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뒤돌아보면 자랑스런 나의 삶의 모습보다는 한 인간으로서의 부끄러운 나의 모습이 더 많다. 학문적으로도 아직도 걸음마인 느낌이 든다. 열심히 산 것 같지만 그것이 내 모습인 것이다. 객관적으로 보면 산 날보다는 살아야 할 날이 적은 이제 내리막길인 인생이다. 앞으로 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러나 인생은 이제 시작인 것이다. 늦은 인생은 없다. 10년 후 내 모습은 지금보다 나은 모습이어야 한다. 10년 후 내 뒷 모습을 볼 때 지금보다 더 부끄러움이 없는 지금보다는 더 자랑스러운 내 모습을 보기를 희망한다. 10년 후 내가 더 건강한 모습으로 살기를 희망한다. 내 체력이 비록 떨어져 지금보다 열심히 일할 수 없을지 모르지만 그러나 내 인생을 지금보다 더욱 사랑하는 사람이 되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세상을 더 포용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희망한다. 채찍보다는 사랑으로, 꾸중보다는 칭찬으로, 절망보다는 꿈과 희망을 주는, 그렇게 학생들을 대하는 교수가 되기를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