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explore new physics phenomena of low dimensional materials
with a special emphasis on two-dimensional layered structures
http://nanotube.skku.ac.kr/weekly.html 에서 옮김
2009.12.20 13:18:51
지나간 세월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겠다. 올해도 벌써 한 해가 다가고 있다. 늘 뒤돌아보면 내가 무슨 일을 하며 지냈을까하고 생각해 본다.
올해는 바쁘면서도 정신없이 논문에 집중한 한 해였다. 그래서인지 게재논문편수가 다른 해보다 많다. WCU 때문에 시달리기도 하고 덕분에 연구비 조달에 문제가 생겼지만 버티는 데는 별 지장이 없다. 그러고 보니 벌써 내년이면 논문 총 게재편수가 300편이 넘을 것 같다. 200회 이상 인용논문도 5편으로 늘었고 100회 이상 논문도 15편이 넘는다. 총 누적인용횟수도 내년이면 10,000번이 넘을 것 같다. 내 능력이라기보다는 우리 실험실 모두의 노력이다. 그래서 스스로 잘했다 칭찬해주고 싶지만 어딘가 서운하다. 왜 그럴까? 내 자신에 관대하지 못해서?? 아니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문제는 더 근본적인데 있는 것 같다. 이렇게 많은 논문을 쓴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올해부터는 좋은 논문 아니면 안 쓰겠다고 작정했지만 박사과정 학생들이 많아지고 따라서 써야 할 거리가 많이 생겼다. 각자가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해 왔는데 결과가 맘에 안 든다고 방치해 둘 수 없는 형편이 있다. 논문이 없으면 취업도 안 되는 현실에 그대로 눈 감고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Publish or perish가 현실인 것이다. 어제 방문했던 졸업생 희진이의 말대로 논문쓰는 것을 게을리 하면 아무것도 되는 것이 없다. 포스트닥 자리도, 취업자리도, 연구비 확보도 기회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논문을 많이 쓸 수 밖에 없다.... 이런 논리에 항복해 온 것이 이제까지의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남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도전적인 연구 주제 선정에 게을리 해 온 것에 대한 반성이 아닐까. 도전적인 연구주제는 실패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안전한 길을 가기 위해 될 수 있는 연구주제를 선정한다. 그래야 논문도 쓸 수 있고 학생들도 취업을 할 수 있으니까... 실패하면 정부과제 평가에서도 나쁘게 평가가 나오고 사실상 수행과제 실패는 없어야 다음 과제를 신청할 수 있다. 설사 실패했다 하더라고 실패했다고 보고서를 쓸 수 없는 것이 현실인 것을 볼 때 현실적인 부담감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정말 이제부터는 실패할 수 있는 연구 주제를 선정하고 싶다. 사실 연구란 99%의 실패를 가정하고 시작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나머지 1% 성공만 해도 그것은 성공이 아닐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부딪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학생들도 그러한 도전정신을 배울 것이다. 모든 과제가 도전적일 필요는 없지만-이것 역시 학생들의 성향과 맞아야 한다- 이런 부분이 지금보다는 더 늘어나야 한다. 내년부터는 정말 심각하게 이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이제까지의 경험과 훈련을 바탕으로 현재의 연구 방향을 심각하게 점검해보고 새로운 연구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2010년은 그래서 도전의 한 해로 시작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