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explore new physics phenomena of low dimensional materials
with a special emphasis on two-dimensional layered structures
http://nanotube.skku.ac.kr/weekly.html 에서 옮김
2009.06.08 13:25:29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서 죽는다. 어렸을 때는 죽음에 대한 공포가 나를 굉장히 당혹하게 만들었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결국은 내가 죽으면 다 필요없게 된다. 죽음 앞에서 내가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가 없었다. 사춘기 시절에는 사람들의 삶 자체가 몇 십년 앞조차 보지 못하고 사람들이 임시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이 정말 이해가 안 되었다. 그 당시 우리 모두 가난한 때라 집을 지워도 임시방편으로 벽돌로 땜질하고 담 하나도 몇 년을 지탱하지 못하게 지었다. 몇 천년의 유물을 가지고 있는 나라들과 비교하면 우린 정말 왜 이렇게 밖에 살 수 없는가 하고 회의했었다. 사람의 삶 자체가 이해가 안 되었고 우리 사회의 유지 방식이 나에게 사는 것에 대한 회의에 빠지게 했다.
주말은 나에게 또 하나의 삶에 대한 의문을 던지게 만들었다. 얼마전 노무현 대통령의 자살이 우리를 충격에 빠트리더니 어제는 강희남 목사의 자결 소식이 전해졌다. 아침에 친구로부터 받은 연락은 또 나를 멍하게 만들었다. 그 분은 내 사춘기 시절부터 독재와 항거하여 싸워왔고 통일만이 우리의 살 길임을 자각한 극소수 지식인 중의 하나이다. 모든 외국 세력을 적이라 생각하고 북한이 핵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이다. 그래서 독재시절부터 감옥을 드나들었다. 나이가 90이 다되는 분이지만 만나면 이 분의 강직함보다는 전의 내 할아버지의 고지식함과 인자함을 공유하고 있는 분이다. 전에 감옥에 계시면서 신문에서 나에 관한 기사를 읽고 감동을 받았다고 여러 번 말씀하실 만큼 기억력이 좋으신 분이다. 이 분이 갖고 있는 역사관은 아주 특이하여 보통 사람은 이해하기 힘들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기상과 기백의 맥락을 한 눈에 꿰뚫어보는 사람이다. 전에 내가 좋아했던 함석헌씨의 뜻으로 본 한국역사와 맥이 통하는 분이다. 타협이라고는 한치도 모르는 분이다.나이 드셨어도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젊은 사람 기백을 능가하시던 분이다. 그 분의 붓글씨는 한글만 쓰시지만 그렇게 특이한 한글체는 본적이 없다. 하지만 어딘가 우리의 톡특한 기상이 묻어나는 글씨다. 그런 분이지만 주위의 사람들에게는 그저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일 뿐이다.
그런 분이 자살하셨다. 일요일 오후 문상을 위해 전주에 내려갔다. 전북대 영안실은 이전 그리운 친구들을 만나는 곳이었다. 만나서 반가운 얼굴들.... 그러나 그 분의 자살은 우리 모두에게 단순한 죽음이 아니었기 때문에 슬픔을 넘어서서 모두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 가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던져주었다. 그 분은 우리 모두에게 목을 쳐들라고 요구한다. 모두들 목숨을 버릴 각오를 하고 불의와 싸우라고 요구하신다. 그것이 6월을 맞은 우리들의 마음가짐이라고...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돌아가셨다. 그 분은 자기가 죽으실 것을 알고 있었고 피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피하지 않았다. 따라서 예수님은 결국 순사하신 것이다. 자결한 것과 같은 것이다. 종교적으로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순교하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어땠을까? 그것은 자살이었을까? 주위에서 잘못한 것을 알고 본인이 모든 책임을 진 것이다. 피할 수도 있었겠지만 주위 사람들이 다쳐 나가는 것을 볼 수 없었던 것이다. 이는 자결이다. 죽음으로서 자신의 결백을 보여주는... 성서에서 자살은 허용되지 않는다. 자신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고 하늘에 속하는 것이기 떄문이다. 강 목사님은 자살일까? 아니 자결이다. 죽음으로서 불의와 싸우라고 우리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 전의 안중근열사가 일본의 이토 히로부미를 죽여 일본의 불의를 만천하에 알린 것처럼 강목사님 역시 우리의 투쟁을 다짐시키는 것이다. 죽음으로서 살리라는 그들의 가르침이다.
그 분들은 삶에 대한 우리의 안이한 태도를 죽어서도 나무라신다. 사소한 일로 마음 상하고 쉽게 낙심하는 우리들에게 보내는 경고장이다. 그렇게 살지 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