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explore new physics phenomena of low dimensional materials
with a special emphasis on two-dimensional layered structures
http://nanotube.skku.ac.kr/weekly.html 에서 옮김
2009.04.24 23:29:45
힘든 일주일이었다. 어제는 오전에 발표가 끝나고 오후에 속초 출장으로 몸이 지칠대로 지쳐있었다. 허 박사가 운전하는 동안 나는 잠시 잠이 들었다. 휴게실에 도착하여 화장실에 가서 거울을 보니 그 안에 누가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아닌 것 같다. 그냥 지쳐있는 한 남자... 꿈도 잃은... 갈 길을 헤멘 남자... 얼굴은 부석하고 어깨는 쳐진 그리고 머리는 희끗하게 늙어버린 남자... 그 얼굴에는 행복한 구석이 하나도 없었다. 그게 최근 나의 삶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보니 내가 최근 변했다고 말해주던 동료교수 말도 생각이 났다.
난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 내가 뭐하고 살지? 실험실 일들은 밀려있어 일이 잘 진행되지 않으면 짜증부터 내고, 문제를 안고 있는 학과 일은 끊임없이 나를 괴롭힌다. 내 의지와는 관계없이 이리저리 흔들려 살고 있다. 학과 일조차도 원칙을 잃고 끌려 다니니 다른 사람이 보아도 자신없어 보일 것이다. 그것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게 내가 추구하는 삶의 모습인가? 왜 그랬을까? 끊임없는 외부의 압력, 잘못되는 경우에 대한 스트레스, 책임감등이 나를 초조하게 만든 탓이다. 또 이러한 일들이 나한테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욱 나를 행복하게 느끼지 못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아마도 내 본연의 보습이 어디에 있는가를 잊고 살았다는 것에 있을 것이다. 바쁘다고,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잠시나마 나의 정체성이 연구자인 것을 잊어버리고 살았던 것이다. 아무리 일이 나를 초조하게 만들어도 실험실에 돌아와 내 학생들과 토론하는 행복한 시간을 즐길 수 있어야 했다. 그렇게 매일 매일 틀어진 방향을 바로 잡았어야 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마무리했더라면 다음 날의 어려움이 그렇게 어렵지 않게 느꼈을 것이다. 그렇게 내 자리를 지켜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나를 행복한 마음으로 마무리해주는 일을 게을리 했던 것이다. 그냥 몸이 지친다는 이유로 나를 생활에 맡겨 둔 것이다.
학과 일도 그렇다. 내가 처음 생각했던 비젼이 아직도 옳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 닥치더라도 그 생각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 꿈이 있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의 생활원칙을 정한다면 이리저리 흔들리지 않았을 것이다. 잘못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은 결코 일을 처리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나를 뒤로 끌어내리는 일 외는. 어차피 내일은 한치 앞도 알 수 없다. 그러니 맡기고 갈 수 밖에 없다. 오늘 하루하루를 충실히 사는 것 이외는 방법이 없다. 그 다음은 하나님 마음대로다. 난 다만 최선을 다해 사는 의무만 있을 뿐이다.
난 다시 내 자리로 돌아왔다. 이번 주가 또 다시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될 것이다. 몸은 비록 출장으로 지쳐있지만 내 마음은 다시 의욕으로 돌아왔다. 몸이 아무리 바빠도 내 마음의 자리는 바로 이곳인 것이다. 이게 내 자리다. 이 마음을 유지하면 내가 휘둘리지 않는다. 어느 누구도 이것을 빼앗을 수는 없다. 난 내 실험실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벌써 자정이 가까워진다. 점심 때 먹은 음식이 이제야 소화가 되어 배가 고프다. 내 마음과 몸의 균형이 필요한 것처럼 내 일도 이런 균형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 우리 모두 힘을 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