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explore new physics phenomena of low dimensional materials
with a special emphasis on two-dimensional layered structures
http://nanotube.skku.ac.kr/weekly.html 에서 옮김
2009.02.13 20:32:56
요즈음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모르겠다. 난 텔레비전 뉴스를 거의 보지 않는다. 바빠서이기도 하지만 보아도 내 마음에 별로 도움이 되는 것이 없다. 많은 경우 그냥 보는 것만으로 화가 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우울한 이야기들이다. 화가 난다고 보지 않는 것은 물론 사회에 대한 내 책임 회피다. 보지 않는다고 피할 수는 없을 테니까...
얼마 전 찜질방에서 보니 김연아 스케이트 중개에 모든 사람들이 목 놓아 보고 있었다. 옆에 있던 아줌마가 김연아 스케이트를 보고 잘한다고 탄성을 지른다. 그런 아줌마 표정에서 이 아줌마가 과연 언제부터 스케이트를 그리 잘 알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해설위원의 복잡한 용어와 평가기준이 아직 나한테도 익숙지 않은데 이 분들은 얼마나 잘 알고 잘한다 못한다 하는 걸까. 평소에 스포츠에 관심없던 사람들이 국가대표 축구만 하면 모두 잘했다 못했다 한소리씩 한다. 그런 네티즌들의 질책과 비난이 정말 노력하는 전문가들의 가슴을 찧는 경우가 많이 있을 것이다. 얼마 전 죽은 탤런트의 경우도 모두 이 사회 그런 분위기의 희생자다. 희틀러의 독재도 이런 종류의 인간이 갖고 있는 쇼비니즘 혹은 포퓰러리즘 때문에 탄생한 것이다. 얼마 전 있었던 황우석 사건도 이런 포퓰러리즘에 영합한 교수의 얄팍한 생각의 소산이다. 우리 대학도 이런 소용돌이의 가운데 있다. 연구자의 중복 게재, 복사등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아직도 우리 스스로 자정 능력이 없는 상황에서 네티즌들의 끝없는 비난은 문제의 초점을 흐리게 하고 상황을 더욱 악화시켜 전문가 집단조차 포퓰러리즘에 빠지게 한다. 또 그런 대중의 여론몰이를 주도하는 집단도 히틀러의 생각과 다르지 않다.
이런 문제를 접하면서 과연 그것이 내 문제라고 안고 고민하는 사람들은 몇이나 될까? 우리가 안고 있는 사회의 문제는 다분히 그 사회속에 속해 있는 나도 문제가 있다는 말도 된다. 그러면 그 문제를 결국 내 입장에서 보아야 제대로 문제해결을 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아마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교과서 속의 정답과 나에게 적용하는 기준이 달라도 아무 모순이 없도록 훈련받아왔다는 사실을 부인하고 싶을 것이다. 모두 비난을 하면서도 그 문제는 나와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내 아이가 어렸을 때 도덕시험에 아파트에서 떠들지 않아야 하는 이유 중 엄마한테 혼나니까를 선택하여 답이 틀렸지만 정답은 물론 이웃에게 피해를 주니까라고 설명해도 눈만 껌벅거리고 이해를 못했는데 아마도 아이의 윤리기준이 자기중심을 벗어나지 못하니 당연히 엄마한테 혼나니까로 선택했을 것이다. 아마 이런 경험을 우리 모두 한번쯤은 했을 것이다. 내가 그 입장에 처하면 난 과연 그렇게 하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 혹은 나 자신에게는 다른 기준을 적용하여 다르게 행동하지는 않을지...
이런 우리의 대중의식은 장점도 있다. 서로에 대해 관심이 많고 사회의 공공이익을 추구하는데 유리하고 서로의 잘못을 견제하는데도 유리하다. 한폭의 파스텔화이다. 반면 서양사회는 나 이외의 일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스포츠도 내가 좋아하지 않으면 별로 관심이 없다. 그래서 인기가 없는 스포츠도 나름대로 모두들 소수가 즐긴다. 옆에서 무슨 일을 해도 별 관심이 없다. 길에 젊은 사람들이 키스하고 무슨 짓을 해도 별로 쳐다보지 않는다. 나한테 피해를 주지 않고 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것이 지나치면 이기주의 사회로 변한다. 그래서 서양의 사회는 차가운 느낌이 든다. 수채화의 우울함이다. 그렇다고 우리 사회는 인심이 훈훈한 사회일까... 옆 집에 사는 노인네가 죽어가도 모른 채하는 사회이기도 하고 길거리에 누가 행패를 당해도 모른 채 지나가는 사회이기도 하다. 눈 앞에 있는 작은 일은 그렇게 지나치면서 사회 공공의 일에는 이렇쿵 저렇쿵 관심이 많다.
좀 더 작은 일에 가슴 아파할 수 없을까? 누군가 부당한 일을 하여 모두들 분개하고 있을 때 나만은 아 저것도 나의 모습이다... 하고 가슴 아파하고... 비난보다는 어떻게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같이 고민하는 마음 한 구석을 가질 수는 없을까... 남의 문제이기 전에 그것이 한번쯤은 내 문제이고 아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 속 다짐 하나쯤 되새길 순 없을까? 그러면 아마 우리 사회가 조금은 밝아지지 않을까? 이것은 천천동 촌 구석에 사는 소박한 교수로서의 허망한 꿈은 아닐런지......... 그것이 꿈일지라도 그렇게 바라는 것만으로도 그나마 내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면 아직도 나를 속이고 사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