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explore new physics phenomena of low dimensional materials
with a special emphasis on two-dimensional layered structures
새 건물에 들어온 지 이제 3개월이 지났다. 말도 많았고 아직도 많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실험실이 돌아간다. 이제는 어떻게 해도 굴러간다 싶으니 안심이 되기도 한다. 대학 내 연구소로서 첫발을 내 디딘 것이다. 이름은 N-센터로 별로 맘에 들지는 않지만 나노, 바이오, 노벨상등의 의미를 함축하는 것으로 해석하였다.
이 건물을 짓기까지 사연이 많았다. 그 사연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그런 내 개인적인 사유 이상으로 여기에는 내 꿈이 포함되어 있다. 난 적어도 이 건물에 상주하는 사람들이 이 꿈을 이해해 주었으면 싶다. 그래서 여기에 내 생각을 정리하기로 했다. 물론 학교는 학교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겠지만 적어도 내 관점에서 이 건물에 대한 이해를 정리하고 싶다.
이제까지 교수하면서 교수끼리 자주 싸우고 갈등을 일으키는 것을 많이 보아왔다. 또 교수의 이기심이 극대화되는 부분이 바로 공간문제이기도 하다. 현재 대학내의 공간에 대한 정책은 신임교수가 오면 연구 사무실 공간과 실험실 공간을 학교에서 제공해야 한다. 8평 내외의 사무실이 갖추어지면 교수는 그 사무실 속에서 자유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연구를 하든, 잠을 자든, 주식을 하든 그것은 그의 치외법권 지역이다. 20평 정도의 실험실이 주어지면 그 공간에서 실험 장비를 꾸미고 자기가 원하는 실험을 한다. 면적은 학교에 따라 다르지만 대게 이것이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제공하는 기본 모듈이다. 공간이 더 필요한 교수들은 학교를 설득해서 더 공간을 얻어낸다. 요즈음은 대학이 이런 수요 요구를 견디지 못하고 더 공간이 필요하면 공간을 사용료를 받고 대여해 준다. 말하자면 능력이 있으면 더 쓰라는 셈이다. 자본주의의 개념이 들어왔다. 그러나 이 경우 문제점은 일단 교수가 공간을 차지하면 퇴임할 때까지 절대 그 공간을 내놓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교수 수는 급속히 늘어나고 학교 당국은 늘 새로운 건물을 지어도 그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 이것은 현재 우리 대학의 문제가 아니고 한국 아니 전 세계의 모든 대학이 당면한 문제이다. 이것은 마치 도로가 늘어나는 속도가 차가 늘어나는 속도를 못 쫓아가는 이치와 비슷하다. 그래서 서울이나 동경과 같은 대도시는 도시에 출입시 도로 사용료를 받는다.
그러나 경제법칙처럼 대학의 재원이 무한히 제공되는 것이 아니어서 이 문제를 풀 수 없다. 더구나 지금처럼 등록금을 제한하고 반값 등록금 문제로 정부가 대학을 압박하는 이런 때 이 문제를 더 이상 이런 방식으로 풀 수가 없다. 사실 교수가 연구를 하다보면 연구를 조기에 그만두는 교수도 있다. 대학교수의 의무는 연구와 교육에 있고 많은 교수들이 교육에 전념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경우라도 공간을 다른 교수들 쓰라고 내 놓은 교수들은 거의 없다. 이제까지 난 단 한명의 그런 교수를 봤다. 그러나 그것은 예외다. 그래서 나는 이런 교수들의 모습이 싫어 공간을 갖고 싸우기 싫었다. 성대에 와서도 종합연구동에 들어가면서 임대료를 내고 공간을 썼다. 그러기 위해서는 회사에서 연구비를 늘 받아야했다. 정부 연구비로는 공간시용료를 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학과 공간은 모두 반납했다. 다른 교수들은 그리하면 돌아올 곳이 없어 안 된다고 만류했지만 난 웃으며 못 돌아오면 교수 그만두면 되지 하고 농담으로 받았다. 이제까지 교수로 남아있는 것을 보면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거나 내가 옳은 결정을 한 것일 것이다. 내가 쓰던 공간에 다른 신임교수가 들어왔으니 말이다.
WCU 학과를 새롭게 만들면서 공간이 필요했다. 다행히 이 사업은 대형 정부사업이고 학교가 신경쓰는 사업이고 학과를 새롭게 만드는 것이라 학교가 공간을 제공해 주었다. 그러나 이 사업을 하면서 많은 고민을 했다. 너무나 많은 문제들이 나를 괴롭혔고 이로 인해 정말 머리가 하애졌다. 학교와의 관계에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배웠다. 학교의 한계를 안 것이다.
IBS 사업을 시작하면서 나는 많은 고민을 했다. 학교에서는 처음부터 내가 이 사업을 추진하기를 원했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시작은 그렇게 하지만 결국은 모두 내 짐이라는 것을. 그리고 난 연구를 하고 싶지 행정가가 되기는 싫었다. 그러나 ibs 프로그램이 다른 사업과 다르고 단장에게 모든 것을 위임하고 행정인력을 지원하고 단장이 연구하도록 지원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고 이 프로그램에 지원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그것으로 충분치 않았다. 학교와 ibs는 또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내가 아무리 잘하고 싶어도 학교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특히 이런 대형연구단의 경우 더욱 그랬다. 우선 연구자가 모일 공간이 필요했다. 내가 해온 것처럼 욕심을 빼고 진행할 수 있는 그런 연구사업이 아니었다. 그렇게 대규모로 정부가 지원할 때는 개념이 달라야했다. 교수 10명, 연구원 30명, 대학원생 100명이 있을 공간이 확보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거라고 예상했다. 공간... 그런 대규모 연구시설을 확보하고 연구원을 확보하면 기존 대학의 개념으로는 안 된다. 새로운 연구 공간, 개념이 다른 연구 공간, 즉 대학 내의 연구소를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적어도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 필요한 것이다. 적어도 3000평 정도의 독립공간...
그런 곳을 찾았다. 내가 아는 성대는 그런 공간을 제공할 수 없었다. 그때까지는... 그래서 다른 대학을 찾았다. 모두 공간을 제공해 준다고 했다. 그러나 그것을 수용하기까지 고민을 많이 했다. 내가 기진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다시 시작해야하는 부담, ibs가 확실히 된다는 보장없이 앉는 부담등... 그 사이에서 나는 내 마음속에 안주하는 구석이 있다는 것을 알고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이곳에 내가 쌓아온 관계들.. 그러나 모험은 그렇게 시작되는 것이다. 버리지 않으면 모험이란 없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내가 떠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래서 내 요구조건을 수용한 것이다. 나로서는 그렇게 해야 IBS에서 원하는 제대로 된 연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렇게 건물이라는 것이 얻어졌다. 학교가 처음부터 이런 공간을 내게 제공해 줄 리가 없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나도 내 목을 걸었다. ibs를 유치하지 못하면 모든 것을 책임지는 것으로...
그렇게 시작했지만 건물에 대한 나의 생각도 많이 진화했다. 대학 내에서 연구소의 첫걸음- 이것은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어떤 그림을 그리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적어도 이제까지 교수들이 갖고 있는 그림으로는 IBS mission을 달성하기는 어렵다. 교수들이 실험실 담을 쌓고 각자 연구하는 그림으로는 IBS mission을 달성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이 그림을 바꾸기 위해서는 모든 공간을 공유할 수 있어야하고 모든 장비를 공유해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건물의 설계부터 달라져야 한다. 그래서 건물의 내부 공간을 모두 트기로 했다. 건물을 전처럼 사무실 복도 실험실로 나누지 말고 한쪽을 모두 사무실 공간으로 한쪽을 모두 실험실 공간으로 만들고 복도를 없앤다. 처음에는 소방법에 저촉이 된다고 건축에서 안 된다고 했지만 결국은 받아들였다. 사무실 공간은 복도없이 모든 공간에 간이 칸막이와 책상을 설치하여 학생공간으로 활용하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다. 또 교수 사무실을 창문 쪽으로 설계하면 교수와 학생들과의 거리를 더 좁힐 수 있다.연구에서 학생과 교수와의 관계는 아주 중요하다. 대신 학생 사무실의 채광의 최대화하기 위해 건물 벽, 교수실 벽은 모두 유리로 하기로 했다. 교수의 프라이버시가 없다고 반대가 있었지만 나중에 대안이 있을 것으로 하고 결국 그렇게 하기로 했다. 실험실 공간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벽을 없앴다. 장비는 준비 되는대로 용도 별로 철치하면 그만이었다. 또 공간을 억지로 채울 필요도 없었고 또 신임교수가 와도 아무 문제가 없다. 필요한 공간에 자기 장비를 놓으면 그만이고 또 구태여 자기 장비가 필요없다. 모두 공유하니 필요한 때에 쓰기만 하면 된다. 복도가 없어지니 공간의 사용율이 훨씬 높아졌다. 현재 공간은 교수가 30명으로 늘어도 전혀 문제가 없다. 공간을 더 요구할 필요하가 없다. 학생공간도 300명까지 수용 가능하니 대학원으로서 최대 규모가 된다고 해도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이런 형태의 설계는 건축가들에게도 생소해 결국 전기 수도등 기반시설을 설계하는데 애를 먹었다. 그 큰 실험실에 전기 배전반을 자기 마음대로 설계하고 용량도 태반은 빼먹었다. 방을 다 나누어 놨다면 방마다 모두 배전반을 설치했을 것이다. 제일 애먹은 부분이다. 이사가 더디게 진행된 범인이 바로 전기다. 돈도 더 들어갔다.
그러나 아무리 하드웨어를 잘해도 소프트웨어가 안 따라가면 고철이다. 사무실도 교수 학생들을 모두 각 층에 뿌려놓았다. 학생들끼리 서로 소통하는 것이 우선이다. 실험실 장비도 공유하는 것이 필수다. 이를 공유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다. ibs도 이 부분을 중요시하니 계속 만들어 가야한다. 일부 과 교수들은 자기 것을 고집하지만 결국은 도태될 것이다. 나는 1+1이 2보다 크다고 믿는다. 오늘날처럼 연구가 다학제간으로 진행되고 다른 분야간 협력이 요구되는 나노나 에너지분야는 질 높은 연구 수행을 위해서는 같이 연구하는 것이 필수다. 교수들이 이런 것들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몇몇 사람들은 아직도 이런 나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한다. 아니 이해는 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하기위해서는 본인이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것이 싫은 것이다. 아니 자신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본인을 깨 나가지 않으면 결국 자기는 도태된다. 나는 여기서 교수들이 그냥 정년보장심사 통과하고 안주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런 것들이 염려된다면 그 사람은 이 건물에 상주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은 열심히 일하면 모두 얻어지는 것들이다. 내가 무엇을 추구하면서 살아야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볼일이다.
큰 틀에서 보면 N-센터의 이런 그림이 결국 학교가 공간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제공해 줄지도 모른다. 아니 적어도 난 그렇게 믿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의 성공적인 실시가 있을 때 가능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한다. 나 하나의 힘으로는 어림도 없다. 우리가 연구하는 이 공간을 통해 우리 사회의 공간 효율을 높이는 새로운 모형을 제시한다는 것만으로도이미 우리는 가치있는 일을 하고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