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explore new physics phenomena of low dimensional materials
with a special emphasis on two-dimensional layered structures
http://nanotube.skku.ac.kr/weekly.html 에서 옮김
2008.05.01 21:38:48
얼마 전부터 주말이면 아침마다 집에서 아파트 관리실 방송 때문에 짜증이 난다. 내용인즉 아파트 근처에 정부에서 임대 아파트를 짓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래서 모든 주민이 반대 운동을 해야겠다고 한다. 그래서 모여서 정부청사로 가서 데모해야겠으니 참여도 하고 참여하지 못하면 후원금을 내라고 말이다. 무슨 말일까 들어보니 주변에 임대 아파트가 들어서면 교육환경이 나빠지고 아파트 값이 떨어진단다. 얼마 전에는 집 근처에 지하철 공사가 2010년 이후에나 시작한다고 빨리하라고 아우성이더니 이제는 또 임대 아파트 타령이다. 모든 논리의 요지는 아파트 값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화가 나서 관리실에 전화해서 그런 방송 하지 말라고 했더니 되레 나보고 역정이다. 정말 이기심의 극치다. 주위에 임대 아파트가 오면 자기 아이들이 그 아이들과 어울릴까 봐 두려워하고 또 집 값이 떨어질까 걱정하여 정부 정책에 한사코 반대다. 정말 어려운 사람들이다. 하긴 이 마음이 이명박씨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서울 시민 절반 이상이 아파트 값 떨어질까봐 이명박 손을 들어줬다. 이 마음은 우리나라를 망치게 하는 마음이다. 우리 인간 이기심의 극치다. 그런데 어제 저녁 방송을 잠깐 보니 이명박이 대통령 된 것이 국민의 승리라는 것이다. 하기야 국민의 승리이긴 하다. 국민들이 투표했으니... 그렇지만 국민 중 그런 국민이 승리인 것이다. 가진 자들의 승리...
어저께는 신입생인 은선이가 학교를 처음 나왔다. 이제 시험도 끝났으니 실험실 나와서 적응하는 훈련을 하라고 했더니 이주 정도 시간을 달라고 한다. 이주는 우리에게는 황금같은 기간이고 그것이 방학 중이라면 더욱 그렇다. 당연히 안 된다고 했더니 난감해 한다. 이유인즉 방학동안 태안반도 기름 유출 제거 자원봉사를 이주동안 가려고 했다고 한다. 나라를 살리는 길이 실험실에서 열심히 연구하는 것도 나라를 살리는 길 중의 하나라고 말하고 며칠만 다녀오고 실험실 나오라고 했지만 내게는 신기하게 들렸다. 방송에서 기름을 제거하는 인간 띠를 보고 이게 대한민국이구나 하고 느꼈지만 은선이를 통해 피부로 확인했다. 10년 전 IMF 때 모두 금붙이를 들고 나와 정부에 제출했었을 때 전 세계가 경악했었다. 아마 얼마 있어 태안반도를 살필 때쯤 전 세계가 또 한번 놀랄 것이다. 정말 아! 대한민국이다.
우리 국민들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국민이다. 두 개의 극단적인 마음이 있다. 한쪽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자기 이득을 지키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까지 동원한다. 자기한테 손해가 되면 대통령 선거에서 절대로 양보하지 않는다. 뻔히 떨어지는 것 알면서도 절대로 후보 단일화를 못 시킨다. 정동영, 문국현, 이인제 모두 자기가 된다고 생각했을까.. 그들은 다 안다. 그래도 안된다.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다. 그들은 당리당략으로 산다. 과거 사극을 보면 정부 관리들이 그랬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왕도 시해하려 든다. 사색 당파가 제일 중요하다. 나라를 팔아먹은 이완용이나 일제 때 일제 앞잡이 마음이 이런 마음이다. 나라의 안위와 관계없이 자신의 안위만 걱정한다.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들만 있다면 과연 이 나라가 지탱되었을까?
아니다. 그런 반면 나라가 위기에 닥치면 조용히 죽어 지내던 보통 사람들이 일어난다. IMF 때 금붙이를 낸 국민들의 마음이 그렇고, 일제 때 의병들이 그렇다. 동학 때 정부의 부조리에 맞서 싸운 평민들의 마음이 그랬고 광주 사건이 또한 그렇다. 자기 목숨을 희생시켜 지켜온 나라가 이 나라이다. 현대 사회는 매일같이 경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오늘날 회사에서는 수십 명의 젊은이들이 신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수 많은 날을 설쳐가며 주말도 없이 세월을 보낸다. 이것들은 개인의 희생이다. 요즈음 젊은이들은 이런 일을 회피한다. 자기 개인의 희생이 싫은 것이다. 어쩌다 한번씩 강남에 가보면 젊은 사람들로 거리는 가득 차 있다. 술집마다 사람이 그득하다. 우리 실험실 대학원생들은 이 모든 것 마다하고 자신의 실력을 쌓기 위해 젊은 날의 한 때를 실험실에서 실험기구와 싸우고 있다. 그 마음이 강대국 틈에서도 5000년의 역사를 지켜온 힘이었을까.. 모 교수는 이번 선거 후 허탈감에 빠져 자기 가치관의 혼란을 가져왔다고 한다, 학생들 앞에서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가를 가르칠 면목도 없다한다. 이 시대에 난 무엇을 해야 할까...
우리의 가치관이 과연 위정자가 잘못한다고 흔들림만큼 가치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그랬다면 이제까지 과거 몇 십년동안의 개판 정치판에서 우리가 설 자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 깽판에도 불구하고 우린 지금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다. 난 역설적으로 우리 국민들이 그런 힘이 있었기에 일부 깽판치는 사람들이 있어도 지금까지 버텨온 역사라고 말하고 싶다. 내일 지구가 무너져도 이 자리에 나무심는 사람들이 있기에 지금 우리가 버텨오고 있는 것이다. 그런 내 실험실 식구들이 새삼 소중하게 느껴지는 때이다. 때로는 열심히 하지 않는다고 꾸중도 하고 화도 내지만 그래도 어느 누구보다도 열심히 사는 애들이다. 다들 나름대로 가정의 고민, 개인의 고민을 갖고 있다. 그래도 가야만 하는 길인 것이다. 우리 모두 힘을 내자! 윤표도 힘내고 규도 힘내고 현기도 힘 내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