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explore new physics phenomena of low dimensional materials
with a special emphasis on two-dimensional layered structures
구리의 원래 색깔은 밝은 적갈색, 즉 ‘구릿빛’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산화, 즉 녹이 슬면서 짙은 청록색으로 변해간다. 광화문의 이순신상, 미국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은 구리합금으로 만들어졌다. 둘 다 처음엔 밝은 ‘구릿빛’이었지만, 구리합금 성분 비율의 차이에 따라 각기 조금 다른 색으로 녹이 슬었다. 하지만 과학기술의 힘은 구릿빛도 총천연색으로 바꿔놓을 수 있다.
IBS 이영희 나노구조물리 연구단장
0.2nm 두께 구리 박막층 산화시켜
두께 조절하는 방법으로 색 구현
암호식각, 반도체 소자 등에 활용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구조물리 연구단 이영희 단장(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교수)은 부산대 정세영 교수, 성균관대(최우석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구리의 표면 산화층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360가지 이상의 총천연색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진은 먼저 0.2nm(나노미터ㆍ1nm는 10억분의 1m) 두께의 극도로 평평한 단결정 구리 박막을 만들었다.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원자 스퍼터링 에피택시(Atom Sputtering Epitaxy)’ 장치를 이용했다. 이렇게 만든 구리 박막은 유리처럼 투명하다. 연구진은 구리박막의 산화 방향을 제어하는 방법으로 산화층, 즉 녹의 두께를 조절해 선명한 총천연색의 구리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영희 단장은 “색이라는 게 가시광선 중 특정 파장이 반사돼 눈에 들어오는 것”이라며“구리와 산화층 사이 경계에서 반사되는 빛이 산화층 두께에 따라 다른 파장을 갖기 때문에 이를 조절하면 다양한 색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또 레이저를 이용해 표면의 일부분만 산화시키는 ‘산화-식각’(oxide-lithography) 기술도 선보였다. 산화를 식각 기술에 처음으로 적용한 것이다. 이 단장은 “이 같은 방법을 통해 금속 표면에 다양한 이미지를 새길 수 있다”며 “복제가 불가능한 암호식각이나 반도체 소자 제작 등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신소재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에 9일 게재됐다.
최준호 과학ㆍ미래 전문기자 joonho@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구리는 구리색? 표면 녹 두께 조절하니 360가지 총천연색
https://news.joins.com/article/24009467#n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