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explore new physics phenomena of low dimensional materials
with a special emphasis on two-dimensional layered structures
지난 몇 주 동안 거의 매일처럼 잔 일에 메말려 있다. 아침에 출근하면 이것 저것 일이 많다. 소소한 이메일들이 너무 많다. 외부에서 방문자들이 너무 많다. 그렇다고 피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학교 내 일들도 많다. 이것도 피할 수 없다. 내가 해야 한다고 받아들인 일들이고 중요하다. 피할 수 없다. 그러다보면 훌쩍 하루가 지난다. 하루가 끝나면 화나 난다. 내가 무얼했나. 내가 무엇을 지내며 하루를 보냈나 의구심이 든다. 집에 돌아오면 머리가 멍하다. 덕분에 힘들어 잠을 잘 자기는 하지만 내가 행정가인지.. 연구자가 맞기가 한 것인지... 내 정체성이 없다.
사실 평생을 그렇게 싸워왔다. 연구와 잡일과의 사이에서 갈등하며 살았다. 잡일들이 많아지면 분노지수가 높아진다. 애꿎은 것은 주위 학생들이다. 내가 분지지수는 비례하여 주위 학생들이 피한다. 연구를 게을리하는 학생들을 화내지만 당연히 그려려니 학생들이 받아들이지만 내가 스스로 분노를 내부로 만들어 내니 외부 사람들이 당연히 알게되고 모두 피할 수 밖에 없다. 내 성격상 겉으로 금방 침울함이 곧 들어나는 것이 내 단점이다. 성격이 급하여 불같이 화를 노출한다. 젊었을 때는 내 속앓이에 내가 못살 것 같아 그냥 노출하게 산 것이 이제는 내 성격이 되어 버렸다. 나도 부처님 가운데처럼 살고 싶은 적이 있었다. 품위있게.. 고상하게.. 연구를 집중하도록 최적화된 지금 나는 성격 더러운 사람처럼 되어버린 것이다. 그냥 받아들일 수 밖에 없지만 문제는 연구도 잘하지 못하면 내게 무엇이 남아 있다는 것인지.. 성격도 더러운 사람, 화도 잘내는 사람.. 행정도 잘 못하는 사람.. 집에서도 환영받지도 못하고.. 외톨이..
더구나 이 나이에 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가끔 한심한 생각이 든다. 남은 시간동안 정말 즐겁게 좋은 연구 하고 싶다. 지난해 건강문제를 보고 아 나도 탱크처럼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이후 연구 효율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전처럼 저녁 늦게까지 할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이고 보니 연구시간이 제한적이다. 지금은 건강이 많이 회복되었지만 그래도 집에는 저녁시간에 들어오려고 한다. 전처럼 다시 늦게까지 일을 하고 싶은 유혹이 있지만 과연 버틸 수 있을까 유약해진 면도 있다. 그렇다면 일찍 귀가하되 연구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이어야 하는데 현실은 녹녹치 않다. 이 나이에 아직도 내가 좋아하는 것만 할 수 없다는 것이 내 현실이다. 인생은 원래 거지 같은 인생인가. 모두가 그럴까. 이 나이에 좀 더 가치있는 것을 추구하면서 살 수는 없는 것일까. 죽을 나이가 가까이 가는데도 거지같은 인생이면 너무 공평하지 않은가. 하나님한테 따지고 싶다. 저도 폼나게 살고 싶다고요..
학생들은 무슨 죄일까.. 메일같이 내 방에 들어왔다 돌아간다. 분노지수가 올라가면 애꿎은 학생들 마음만 탄다. 돌아갈 때마다 웃으면서 돌아가지만 그 마음이 탈 것이다. 벌써 몇주째다. 단지 학생뿐일까.. 사무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모두들 내 연구시간을 주려고 애를 쓴다. 사실 내가 써야할 보고서 관련 일도 사무실에 작성하려고 한다. 행정일에게는 버거운 일이다. 그런데 연구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으니 내 시간을 집중하게 하려는 그 마음이 보인다. 그런데도 난 화만 낸다. 아마도 오래 살 것이다. 나쁜 놈은 오래 산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아니 그걸 원하지도 않는데.. 앞으로 착하게 살아야 하나.. 개떡 같은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