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explore new physics phenomena of low dimensional materials
with a special emphasis on two-dimensional layered structures
핼스 코치는 내 딸과 동갑내기인 젊은 친구다. 박근혜가 누구인지 잘 모른다. 정치엔 아무 관심도 없다는 친구가 요즈음엔 뉴스가 관심있다고 한다. 무엇이 이 친구를 뉴스를 보게 만들었을까? 무엇이 모든 사람들을 정치에 관심있게 했을까?
한 나라의 대통령이 정치에는 관심이 없고 개인의 미용에만 관심있는 한심한 처사? 주위의 사람들을 시종으로 대하는 마치 자신이 공주인 것처럼 착각하는 바보인형이라서? 아마도 대통령이 아니 한나라의 지도가가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지 궁금해서? 소문으로만 듣던 믿기 힘든 이야기들이 사실로 밝혀져서? 아니 그런 상황을 모두 알고도 어떻게 주위의 그 많은 사람들이 함구했는지 분노하는 감정이 생긴 걸까? 아니면 정말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이 생긴 걸까? 아님 갑자기 애국자가 된 심정으로? 아님 정말 이래서는 나라가 안 되겠다는 심정으로? 그래서 촛불시위를 참여하는걸까?
촛불시위에 가보니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남녀노소 불문이다. 내 또래 사람들도 많다. 다른 세대는 그만두고 내 또래의 사람들은 어떤 심정일까? 나는 어렸을 때부터 박정희만 보고 자랐다. 대학을 가보니 독재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음을 알고 분노했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었다. 고작 학생 회관 위에서 소위 정부를 비판하는 삐라만 뿌려도 아래층에 내려오면 바로 잡혀가 감옥신세인 시간들이었다. 같이 국제 엠네스티 활동하던 친구들은 내가 군대가 있는 사이 다수가 감옥에 들어갔다. 난 군대 덕분(?)에 그 화살을 피한 것이다. 그 때 유신의 칼날은 모두를 공포에 떨게했다. 정부를 비판하는 것은 모두 빨갱이었다. 김기춘은 그런 권력의 핵심에 있던 인물이고 지금도 그 권력의 중심에서 이 모든 비리의 중심에 있다. 노태우 정권때 ‘우리가 남이가’라는 말 한마디로 정치판세를 뒤집고 김영삼을 대통령으로 만든 사람이다. 똑똑하다고 해야할지 영악하다고 해야할지 아님 우리사회의 과거 독재 잔당인지 알 수 없다. 진절머리나는 권력 투쟁이다. 문제는 그럼 사람들의 머리에는 나라는 안중에도 없다는 것이 문제다. 일제부터 청산하지 못한 우리 과거의 숙제다.
그 아버지부터 시작된 독재의 끝에 이제 우리는 그 딸이 주는 무례함으로부터 나라의 국격이 땅에 떨어지는 초유의 사태를 직면하고 있다. 나라의 안정을 염려하는 많은 사람들이 빨리 정치가 안정되기를 바랬지만 그것은 단지 우리의 바램이었던가 속절없이 드러나는 진실 앞에서 우린 정말 무력했다. 아마도 우리 세대는 이쯤에서 떨고 가는 것이 나라의 안정을 찾는 것이라고 받아들였는지 모른다. 이제는 그 지긋지긋한 악의 고리를 청산해야한다고... 일제때부터 이어왔던 이 악순환을 마무리해야한다고 믿고 있는지 모른다. 우리에겐 프랑스처럼 단두대를 도입할만큼 잔임함도 없으니 평화적으로 이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거리로 나섰는지 모른다. 폭력은 또 폭력을 부르니 촛불로 항거한다, 삼일운동에서 태극기를 들고 거리로 나온 것처럼. 지금은 촛불이지만 나중에는 모두 하나의 투표로 힘을 보여줄 수 있으니까. 이제는 더 이상 이 악순환을 내 사랑하는 아들딸들에게 물려주기 싫어서 거리에 나온 것일 것이다. 더 이상은 나라를 이 꼴로 만든 그들을 용인하기 싫은 것이다.
젊은 사람들에게는 무엇이 그들을 움직인 것일까? 그들이 그렇게 힘들어하는 스펙쌓기도 돈과 권력이면 모두 얻을 수 있는 불평등한 세상이 싫어서? IMF 때문에 일자리도 구하기 힘들어져 세상에서 외면 당하고 사는 것에 분노해서? 대 기업 총수들의 권력과 유착에 진절머리가 나서? 일자리를 구할 수 없는 절망감에서 이대로는 안 된다는 심정으로? 이들도 우리와 똑같이 이 악의 고리를 단절한다는 의미로? 어쩌면 이들은 우리보다 더 절박할지 모른다. 현실감이 더 무게있게 실려올지 모른다. 우리의 이 무지함이 자기들의 미래를 망쳐놓는 것을 용인하기 힘들지 모른다. 이들에게 이것은 현실이고 미래이니까.. 늘 그랬다. 젊은이에는 이 일은 현실이자 미래에 대한 준비다. 그래서 늘 앞장서서 싸워온 것이다. 그들의 아버지인 기성세대인 나도 방관할 수 없는 이 현실이다.
해외에 나오니 외국사람들이 누구나 한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냐고 물어온다. 그들에게는 호기심이지만 내게는 현실이다. 이제 돌아가면 나도 또 촛불시위에 나갈 것이다. 이 정국은 안정시키는 유일한 길은 빨리 대통령이 물러나는 길 뿐이다. 많은 아이디어로 충전해간다. 돌아가면 또 하나씩 실천해야 한다. 아직도 내가 발 비비고 시도할 곳이 있으니 그래도 난 행복한 사람이다. 애들의 가치관이 우리와 다른 것은 너무나 정상이다. 내가 직면했던 상황과 이들이 직면한 상황은 다르지 않은가. 내가 열심히 한만큼 안한다고 탓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들은 이들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자식들도 마찬가지다. 어차피 그들만의 리그가 있는 것이다. 난 나의 리그가 있고...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자. 그리고 강요하지 말자. 그냥 내 길을 가자.